이승윤 49

더블유 코리아 2021년 4월호 인터뷰 - 이승윤

반골 기질이 강하시죠? "엄청 강하죠. 빈정거리기도 잘해요." 세상과 타협한다는 기분이 드는 걸 반기지 않는 건가요? "아니죠. 저도 세상의 구성원인데. 타협해야 할 부분이란 있는 거고,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이승윤은 과거 알라리깡숑이라는 밴드로, 그리고 솔로로 , 등 몇 차례 음반을 냈다. 그의 표현을 쓰자면 '앨범을 쓸데없이 많이 내서 몇 장인지 세지도 못하겠다.' 10년 전 대학가요제에 나갔을 때는 '내 음악이 남들에게도 필요한 음악인지 시험해보기 위해' 참가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꽤 많은 이승윤의 영상 자료를 찾아보면 그는 '필요'라는 말을 자주 쓴다.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의 쓸모와 필요성을 생각하는 건 세상에서 나의 좌표를 가늠하는 일과 비슷하다...

210320 깡숑감상문 <반역가들>

반역가들 - 이승윤 네모난 상자 안에 갇힌 동그란 마음 언제나 알아주기란 힘들지 뚜렷한 글씨 안에 갇힌 투명한 말 언제나 보여 주기란 어렵지 우린 검증 받지 않은 번역가들 여긴 어설픈 해석으로 가득 찬 소설이지 이해하고 싶어 이해 받고 싶어 조그만 불빛 아래 숨긴 커다란 밤 언제나 모른 척하기란 힘들지 과감한 걸음 아래 숨긴 가난한 발 언제나 보이지 않기란 어렵지 우린 진실할 수 없는 반역가들 서로를 위해 스스로를 거역하며 서성이지 이해하고 싶어 이해 받고 싶어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전하고 싶어하지만, 그렇기에 늘 주의깊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승윤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는 곡입니다. 가끔 모두에겐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같은 꽃을 보고도 서로 느끼는..

210308 깡숑감상문 <새벽이 빌려 준 마음>

새벽이 빌려 준 마음 - 이승윤 안테나가 전부 다 숨어버렸고 라디오는 노래들을 잊어버렸습니다 무지개가 뿌리째 말라버렸고 소나기는 출구를 잃어버렸습니다 새벽이 빌려 준 마음을 나는 오래도 쥐었나 봅니다 사람이 된 신도 결국엔 울었고 사람들은 그제서 눈물을 닦았습니다 새야 조그만 새야 너는 왜 날지 않아 아마 아침이 오면 나도 나도 그래 새벽이 빌려 준 마음을 나는 오래도 쥐었나 봅니다 역시 이 노래 감상문은 새벽에 써야 맞겠죠. 지루한 얘기로 다 재워버릴것입니다... 처음엔 무척 낯설고 다른 곡들보다 더 몽환적이고 모호한 노래였지만 듣다보니 '새벽'의 이미지와 무척 잘 어울리는 사운드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특히 동이 막 트기 직전의 고요한 어둠에서부터 여명이 밝아오며 시린 색으로 물드는 하늘. 이 노래에..

210217 깡숑감상문 <굳이 진부하자면>

굳이 진부하자면 - 알라리깡숑 친구들이 그래 네 가사는 너무 어려워 그건 나도 알아 진부한 말들을 굳이 하기는 싫었어 그냥 그랬어 뭔가 특별하게 말 하고 싶었어 편지 한 장도 종일 쓰는 걸 사실 특별해서 주저한 걸지도 벌써 진부하다 사랑해 널 사랑해 널 눈을 감아봐 여긴 그때 그 다리야 넌 어딘지 알겠지 눈을 한번 떠봐 여긴 우리의 거리야 자주 커피를 사 마시던 뭔가 특별하던 일들만 우리의 사진첩 속에 둘 순 없는 걸 사실 특별한 건 아 글쎄 그거 있잖아 굳이 진부하자면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어려워 보이는 건 알지만, 굳이 진부하게 가사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이 곡은 마름모답게 가사에 대한 변명으로 시작합니다. I Love You만 주구장창 나열하는 곡은 사랑을 진부하게 보이게..

210212 깡숑감상문 <우주 Like 섬띵 투 드링크>

우주 Like 섬띵 투 드링크 - 이승윤 삶은 원일까 아니면 구일까 구하고 원하다 보면 구원 속에 속한다 그래 근데 나는 마름모야 심지어 삐뚜루 서 있지 변과 변과 변과 변을 똑같이 나열하는 그저 변명꾼이야 비는 직선이 아니라 동그라미로 내리는 걸 진작에 알아 챘더라면 뭔가 달랐을까 다음 장마가 오면 난 입을 크게 벌려서 우주라는 구와 원을 다 들이켜 버릴거야 우주 Like 섬띵 투 드링크 근데 나는 마름모야 여전히 삐뚜루 서 있지 변과 변과 변과 변을 똑같이 나열하는 그저 변명꾼이야 비는 직선이 아니라 동그라미로 내리는 걸 진작에 알아 챘더라면 뭔가 달랐을까 다음 장마가 오면 난 입을 크게 벌려서 우주라는 구와 원을 다 들이켜 버릴거야 비는 직선이 아니라 동그라미로 내리는 걸 진작에 알아 챘더라면 뭔가..

210208 깡숑감상문 <가끔은>

가끔은 - 이승윤 아직 충분히 크지 않았던 내 작은 손이 마주 잡았던 담벼락에 핀 작은 한 송이 꽃이 들려주던 그 노래소리 그 땐 내겐 전부라고 여겨졌었던 일기장에 적어 놓았던 풍경들이 이젠 웃음보단 미소로만 남아서 내 곁을 지키네 가끔은 기억 조차도 않나 가끔은 그리운 한숨을 쉬어 후 하 이젠 커버린 나의 두 손이 잡을 수 있는 더 많은 소리 하지만 더는 보이지 않는 담벼락에 핀 작은 꽃송이 그땐 내겐 전부라고 여겨졌었던 일기장에 적어놓았던 풍경들이 이젠 울음 보단 미소로만 남아서 내 곁을 지키네 가끔은 기억 조차도 않나 가끔은 그리운 한숨을 쉬어 후 하 여러분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가끔 생각보다 더 작고 사소한 일들이 떠오르지는 않나요? 이 곡을 들으면 전 초등학교 때 집 근처의 공원에..

210205 깡숑감상문 <무명성 지구인>

무명성 지구인 - 이승윤 이름이 있는데 없다고 해 명성이 없으면 이름도 없는 걸까 이름이 있는 것만으로 왕이 부릴 수 없는 그런 곳은 없을까 명왕성에나 갈까 아참 너도 쫓겨 났구나 가엾기도 하지 근데 누가 누굴 걱정 해 안녕 난 무명성 지구인이야 반가워 내 이름은 아무개 기억 할 필욘 없어 이름 모를 빛들로 가득한 젊음이란 빚더미 위에 앉아 무명실로 뭔갈 기워 가는데 그게 무언진 나도 잘 모르겠어 아무리 그래도 무언간데 아무 것도 아니래 필요치 않으면 곱씹어 볼수록 아무 것도 없는 사막이란 말은 너무나 잔인해 모래도 언덕도 바람도 달 그림자도 있는데 샘이 숨겨져 있지 않은 사막이라도 아름다울 순 없을까 안녕 난 무의미한 발자취야 반가워 내 이름은 아무개 기억 할 필욘 없어 이름 모를 빛들로 가득한 희망이..

210131 깡숑감상문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는>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는 - 이승윤 수줍은 별들이 눈부신 태양이 끝없이 빛나야 하는 것은 그들의 의지였을까 몰아치는 태풍이 분노하는 화산이 누군가의 눈물이 되어야 함은 그들의 선택이었을까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는 품어야 할 것들이 넘쳐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누가 아닌지조차 다 알지 못하는데 내가 너에게 그은 상처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 내가 지금 흘리는 눈물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는 배워야 할 것들이 넘쳐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누가 아닌지조차 다 알지 못하는데 머리맡에 둔 책들은 끝없이 이야기를 하려 하지만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야 우 뭘 알고 싶은 건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어 어떻게 알아가야 하는지 눈물로 하나를 알게 되면 열개를 모르게 되는 것 같아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

210130 깡숑감상문 <달이 참 예쁘다고>

달이 참 예쁘다고 - 이승윤 밤 하늘 빛나는 수만 가지 것들이 이미 죽어버린 행성의 잔해라면 고개를 들어 경의를 표하기 보단 허리를 숙여 흙을 한 웅큼 집어들래 방 안에 가득히 내가 사랑을 했던 사람들이 액자 안에서 빛나고 있어 죽어서 이름을 어딘가 남기기 보단 살아서 그들의 이름을 한번 더 불러 볼래 위대한 공식이 길게 늘어서 있는 거대한 시공에 짧은 문장을 새겨 보곤 해 너와 나 또 몇몇의 이름 두어가지 마음까지 영원히 노를 저을 순 없지만 몇 분짜리 노랠 지을 수 있어서 수만 광년의 일렁임을 거두어 지금을 네게 들려 줄거야 달이 참 예쁘다 숨고 싶을 땐 다락이 되어 줄거야 죽고 싶을 땐 나락이 되어 줄거야 울고 싶은만큼 허송세월 해 줄거야 진심이 버거울 땐 우리 가면 무도회를 열자 달 위에다 발자국..

210126 깡숑감상문 <천문학자는 아니지만>

천문학자는 아니지만 - 이승윤 있잖아 별이란건 빛을 품어내고서 뿜어내는 돌멩이를 말한대 그럼말야 아침을 오롯이 끌어 안은 조약돌도 별이라고 부를까 나는 천문학자는 아니지만 너의 눈동자에 떠 있는 별빛들을 주머니에 넣어둘거야 있잖아 별이란건 빛을 품어내고서 뿜어내는 돌멩이를 말한대 그럼말야 아침을 오롯이 끌어 안은 조약돌도 별이라고 부를까 나는 천문학자는 아니지만 너의 눈동자에 떠 있는 별빛들을 주머니에 넣어둘거야 우주광 이승윤을 엿봅시다... 다음에 할 소우주와 제일 비슷한 주제의 곡은 이거라고 생각함. 17년도 손수저 라디오에서 본인이 한 곡 설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지구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빛이 나는 어떤 존재들만 우리가 바라볼 수 있고, 그들을 스타라고 부르고 그러는데... 개개인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