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신예리
신예리(이하 신): 먼저 첫 번째 공식 질문부터 드릴까요. <차이나는 클라스> 보신 적 있으세요?
이승윤(이하 윤): 아 이게 공식질문이라니, 제가 불과 이틀 전까지 TV가 없었어가지고....
신: 앞으로는 열심히 보시는 걸로?
윤: 네 열심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 오늘의 주제가 선거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승윤님께서 국민들의 투표로 우승하신 출신이시기 때문에 오늘 주제에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게스트가 아닐까합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뵈면은 뼈밖에 없으신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의외의 복근을 노출하는 그런 장면이 나왔어요.
윤: 아... 여기 교양 프로그램 아니었나요? 복근 얘기를...(웃음)
신: 근육 부심이 있으신건지(웃음).
윤: (손사래) 아니 저는 부심이 없는데, 자꾸 어딜 가도 벗기시더라고요.
신: 누가요?
윤: 아니 잡지 촬영을 가도 벗기시고, (<유명가수전>) 촬영 때도 제가 노출을 하려고 한 게 아니고 어쩌다가 살짝 나왔는데... 나중에 작가님께서 복근 사진 찍어놓은 거 없냐고(물어보시더라고요). 자료화면으로 쓰게. 저는 제 복근을 사진 찍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거든요.
신: 부모님을 몇 년 동안 졸라서 축구부에 들어갔다고, 그리고 유학 제의도 받을 만큼 소질도 있었다고(하던데), 맞나요?
윤: 네, 뭐 소질이 나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운동 문화가 조금 잘 안 맞아가지고.
신: 합숙하고 뭐 그런 거요?
윤: 네, 그런(것들이)... 쉽지 않더라고요.
신: 그때 힘든 일을 겪으신 건 아니고요?
윤: 네네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약간.
신: JTBC에 축구하는 프로(*<뭉쳐야 찬다>)도 옛날에 있었거든요.
윤: 네, 그건 봤습니다. 제 머리속에서는 아직 제가 (축구를) 잘 하는 사람인데, 실제로 못 할까봐... 도전을 못 하고 있습니다.(웃음)
신: 중학교 때 처음 기타를 치셨는데, 독학을 하셨다던데 맞아요?
윤: 기타를 어느날인가 큰형이 사오셨고 그분이 완곡을 쳤는데, 저는 전주만 배워서 그걸로 학교에서 잘 치는 척하고 그러다가, 잘 치는 척으로만 끝나면 안되겠다 싶어서 '이정선의 기타 교실'을 보면서 (독학했습니다).
신: (<유명가수전>에서) 유명가수를 만나게 되시잖아요, 어떠셨어요?
윤: 사실 일주일 지나고, 예고편이 나가고서야 아, 내가 아이유님을 실제로 뵀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신: 평소에 아이유님을 많이 좋아하셨죠?
윤: 네! 완전 좋아하죠.
신: <유명가수전>에서 만나고 싶은 유명가수 한 사람만 꼽으라고 그러면 누가 있으세요?
윤: 한사람? 하.... 너무 많은데.
신: 그럼 세 사람?
윤: 세 사람? 어딜가나 꼽는 이적 형님 있으시고, 다 묶어서 (<싱어게인>) 심사위원님들도 뵙고싶고요.
신: 혹시 이적님께는 그렇게 많이 이름을 외쳤는데 연락이 안 오든가요?
윤: 따로 한 번 뵀었는데.... (수줍) 그때도 제가 이제....
신: 꿈인지 생시인지?
윤: 네에.(웃음) 찍어 둔 사진 보니까 아, 내가 (이적님을) 봤구나...
신: 그럼 이적님은 어떤 좋은 말을 해주셨는지도 하나도 생각 안 나세요?
윤: 아니요, 뭐. (제가) 너무 언급 많이 해서 불편하지 않으시냐, 이제 자제하려고 한다, 했더니 언급 계속 해달라고.(웃음)
신: 정홍일님도 다른 자리에서 인터뷰를 했었어요. (결승전에서) '승윤이가 우승을 할텐데 어떻게 축하해줘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본인이 웃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승윤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윤: (한숨) 이게 진짜 정직하게 말하면 제가 유력한 걸 알고 있었습니다.
신: 사전 투표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윤: 네. 그리고 현장 점수가 홍일이 형이랑 1점 차이였기 때문에. (우승을) 모른다 그러면 거짓말이 되는 거고요. 제가 1등이라는 개념에서 항상 좀 벗어나 있던 사람이어서, 그 전까지 해왔던 생각과 해왔던 말들과,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생기고 나서 해야 될 생각과 말들을 어떻게 균형을 잡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신: 그 짧은 시간에 그런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왔다갔다 한 거군요.
윤: 네. '우승', '우승자' 이런 타이틀이 제 인생에 있을 거라고는 제가 아예 못했기 때문에.
신: 그 오디션 과정이 정말 힘든데, 돌이켜봤을 때 '<싱어게인>에 나오기 참 잘했다!'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을까요?
윤: 일단 오디션은 참 힘들고요. 매우 힘들고. 잘했다 싶은 건 많죠. 제가 말했던 것을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는 것? 이분법이 아닌 어떤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분들이 생겼다는 게.
신: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친구를 만나셨잖아요? <싱어게인>에서 이무진님과의 약간, 브로맨스 성...
윤: 브로맨스,(웃음) 제가 일방적인.
신: 그래서 질문드리자면, 이승윤에게 이무진이란?
윤: 하아(고민) 이무진이란... '형'! 노래 잘 하면 다 형입니다. 무진이한테 되게 많이 배워요. 정말 오롯이 (주어진 것들을) 잘 받아들이면서 기뻐할 줄 아는게 또 어떤 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신: 승윤님은 즐기고 있지 못한가요?
윤: 저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타입이어가지고...
신: 만약에 싱어게인을 처음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윤: 저는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우승을 했기 때문에.(웃음)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신: 우승이라는 결론이 정해져 있다면요?
윤: 아 정해져 있다면? (고민) 그러면 제가 패션을 조금 더 신경 써볼까....(웃음) 근데 저는 어쨌든 후회하지 않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매 라운드 사이에 정말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신: '<싱어게인>에 나와서 우승을 하고 보니 너무 교만해지기 쉬운 환경에 놓여있더라. 그래서 앞으로 교만해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잘 되고 있나요?
윤: 기타도 들어주시려 그러고 아주 사소한 것부터 다 해주시려고 하니까, 이게 자칫하면 너무 당연하게 되겠더라고요. 모르겠어요. 근데 친구들 말로는 시건방져졌다, 해가지고.(웃음)
신: (웃음) 그렇게 입바른 소리 하는 친구분들이 옆에 계속 계시면 되겠네요.
윤: 네, 계속 혼나고 있습니다.(웃음)
신: 2019년에 알라리깡숑이 활동을 하기 시작하셨는데, 그럼 앞으로도 밴드 활동도 계속 하시나요?
윤: (우승 이후에) 저희가 고민이 많고, 애초에 '밴드'보단 약간 싱어송라이터의 '연합'이었거든요. 각자의 음악을 하는 분들이고. 조희원, 랑세, 지용희라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게 자칫하면 '이승윤 밴드'가 되겠더라고요. 각자의 음악 세계들이 있는데. 그래서, 음악 자체는 계속 같이 할 거고, 서로의 음악에도 계속 영향을 주고 도움을 주고 할 건데, 방식에 관해서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신: 오늘 <차이나는 클라스>에서도 노래를 들려 주실 거잖아요. '영웅 수집가'라는 노랜데 그 노래 가사도 심상치 않더라고요.
윤: 시대를 불문하고 그래왔겠지만, 어쨌든 SNS가 발달하고 하면서 개인의 어떤 부분을 너무 우상시하고 뻥튀기해서 막 찬양하다가, 아주 작은 흠결이 있으면 바로 폐기처분하는 사회의 사건들, 현상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만들고 있겠지?' '나도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신: 스타가 되고 보니 이 노래가 더 와닿는 건 아닌가요?
윤: 제가 썼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서 좀 저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신: 수록곡을 거의 다 직접 작사작곡 하셨죠?
윤: 네. 한 곡 빼고는 다.
신: 다른 노래들도 가사를 보면 다 범상치가 않더라고요. '게인주의'같은 노래도 보면 들으면서 통쾌한 느낌이 있다고 할까요? 가사를 쓸 때 어떤 것을 지향하시는지 그런 것도 궁금해요.
윤: 저는 좀, 이분법을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청춘'이란 말이 있으면 '청춘은 아파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청춘은 자유로워야 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저는 청춘이란 건 되게 다각적이고 입체적이니까, 입체적인 면들을 최대한 다뤄보려고 (합니다).
신: 정말 오래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그런 명곡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하셨잖아요. 승윤님 기준으로 어느 정도 노래쯤 되면 그런 명곡이라고 인정하시는 건가요?
윤: '달팽이'같은 노래 하나 쓰면 진짜. 근데 또 명곡이 제가 우긴다고 되는 게 아니고, 명곡을 찾아 주시는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 거니까.
신: 그리고 또 마음 속에 품고 계신 야망 중에 하나가, 아무도 못 알아보고 음악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그런 삶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물 건너간 거죠?
윤: 네.... 아니, 왜냐하면, 아무런 제한이 없다면 유명해지면 좋죠. (그런데) 유명세라는 말엔 세(稅)가 있잖아요. 내가 지불해야 될 세금들이 있는 건데, 이렇게까지 제가 일상의 어떤 소소한 행복들을 등가교환하면서까지 유명해지고 싶은가, 했을 때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미 벌어져가지고(웃음) 그 세를 어떻게 잘 낼수 있을지를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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